728x90
반응형

RFA(Rika's Food Association)

※언젠가 일상+개그(?)물로 연성 할 것 같기도 해서

기본설정 및 트위터에 풀어둔 내용소재를 정리 해둔 글

 

 

[동아리 개설 목적 및 소개]

평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리카가 학교에 요리 관련 동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V와 의견을 나누어 함께 개설하였다.

공동 개설이지만 서류상 동아리장은 리카, 부동아리장은 V다. 동아리명은 리카의 이름을 따서 Rika's Food Association, 즉 'RFA'.

만드는 사람, 먹는 사람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는 요리를 만들고 이를 나누는 것이 동아리 개설 목적이다.

개설자인 리카와 V가 신학과에 재학중이기도 하고, 종교를 믿는 부원들도 있는 만큼

가끔씩 종교와 관련된 곳이나 고아원 등으로 요리 봉사활동을 가기도 한다.

 

동아리실은 부원들에게는 언제나 열려있기에 원한다면 아무때나 들릴 수 있다. (단, 부원 외는 출입금지)

유성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제희, 젠, 주민은 적당한 수준, 루시엘은 자주 나타나지는 않는다.

개설자인 리카와 V는 정해진 동아리 활동날에만 나타나는 편이다.

 

 

[동아리 부원 학과 및 학년 소개]

리카 : 신학과 4학년

V : 신학과 4학년

한주민 : 경영학과 4학년

젠(류현): 연극영화과 3학년

707(최루시엘) : 컴퓨터공학과 2학년

강제희 : 비서행정과 2학년

김유성 : 게임기획학과 1학년

 

 

[관계도]

*리카와 V는 1학년 때부터 사귄 C.C.

*리카와 V, 주민은 1학년 때 들은 채플 교양과목에서 같이 조별과제를 하며 친해졌다.

*제희는 젠의 팬. 젠이 2학년 때 대학 축제 '연영과의 밤'에서

아더왕을 연기했는데 이를 본 제희가 깊게 감명 받았다.

*주민과 젠은 앙숙. 정확히는 젠만 주민을 앙숙으로 생각하고 있고,

주민은 그냥 젠이 대하는대로 적당히 맞받아쳐주는 중이다.

*리카와 유성은 친남매. 리카가 워낙 알뜰살뜰 잘 챙겨줘서 유성이 잘 따른다.

 

 

 

▼여기부터는 트위터에 풀어놓은 내용 썰들을 정리'ㅅ'

 

 

 

 

반응형
Posted by 점 보는 김춘팔 :
728x90
반응형

Theme. 주민과의 신혼생활

※썰... 이라고는 했지만 어찌저찌 잘 이으면 작은 단편소설 같은 느낌'ㅅ'...

 

 

1. 아침에 다정하게 날 깨워주는 주민이 보고 싶다.

눈 비비면서 일어나려고 하니까 날 꼭 껴안은 채로 내 자는 모습만 지켜보던 주민이

"좋은 아침, 나의 아가씨. 이제 다 잔건가?" 하면서 이마에 입 맞춰줬으면 좋겠다.

베시시 웃으면서 주민에게 잘 잤냐고 물으니까 머리칼을 다정하게 쓸어넘겨주면서

"어젯밤 꿈에는 그대가 나오더군. 덕분에 꽤나 즐겁고... 달콤한 밤이었지."

하며 슬핏 웃는 주민의 얼굴이 보고 싶다.

"하지만 밤보다는 이렇게 내 품에 안겨 곤히 자고 있는 그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침이 더 좋은걸?"

이라고 덧붙이고는 내 입술을 살짝 빨면서 키스해주는 로맨틱한 주민이 보고 싶다.

 

2. 아침 차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주민이 씻고 나오며 부엌으로 와서는

"오늘은 어떤 걸 만드는 거지?" 하고 물어봤으면 좋겠다.

특별히 먹고 싶은게 있냐고 되물으니 주민이 웃으면서

"그대가 만든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좋아."

"흰 밥만 한 그릇 떠주어도 내겐 세상에 더 없을 산해진미로 느껴지겠지." 라고 해주며

내가 요리하는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봐주었으면 좋겠다.

 

3. 날 깨우고 출근 준비하는 주민이 보고 싶다. 정갈하게 정리된 옷장에서 줄무늬 와이셔츠 하나 꺼내서

꼼꼼하게 단추를 채우는걸 구경하다가 내가 대뜸 넥타이 매주고 싶다고 말하면

"내 넥타이를...?"

"그대의 작고 귀여운 손으로 매주는 넥타이라... 괜찮군." 하고 웃어줬으면 좋겠다.

어색한 손놀림으로 꼬물꼬물 매주고서 타이를 매고서 뿌듯하게 바라보는데 그런 날 귀엽다는듯이 쳐다보다가

"넥타이를 매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은데." 라고 말한 주민이

내가 무슨 보답이냐고 물을 새도 없이 이마에 조심스레 입 맞춰줬으면 좋겠다.

 

4. 일하느라 바쁘면서도 틈틈이 나한테 문자하는 주민이 보고 싶다.

「오늘 그대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좀처럼 출근하러 갈 수가 없었어.

「자꾸 그대가 매준 넥타이만 눈에 들어오는군

점심은 먹었나? 아직 먹지 않았다면 내가 셰프를 보내도록 하지.

처음 만났을 때보다 야위어진 것 같아서 걱정이 되는군.

「오늘 저녁에는 와인이라도 한 잔 하는게 어때?

「곧 퇴근시간이군. 조금만 기다려줘, 나의 천사.

 

5. 퇴근 후, 밖으로 날 불러낸 주민과 함께 고급스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

고급스러운 레드 와인과 송아지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이런 곳에 와본 적이 없어서 칼질이 서툰 나를 보고

"가만히 있어. 내가 해주지." 라며 섬세하게 스테이크를 썰어주는 주민이 보고 싶다.

그리고는 내 잔에 와인을 따라주며

"난 원래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해."

"하지만 오늘은 그대를 위해 조금 더 스위트한 것으로 택했어."

"어때, 마음에 드나?" 라고 물어줬으면 좋겠다.

내가 한 모금 마셔보고 맛있다고 이야기하면

"다행이야. 그대가 좋다고 이야기 해주니 나 역시 만족스럽군."

라고 하며 웃어주는 주민이 보고 싶다.

 

6. 밤에는 날 재워주는 주민이 보고 싶다.

꼭 껴안고 토닥여주는데 내가 자꾸 부비적거리니까 슬핏 인상 쓰면서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건가?"

"더는 움직이지 말아줘."

라며 한숨 쉬는 주민이 보고 싶다.

내가 일부러 못 들은 척 하고 계속 부빗거리면 주민이가 귓가에 대고

"그대가 내 머리 속에 들어올 수 있었으면 좋겠군."

"내가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이런 대담한 행동은 하지 못 할 테니까."

라고 섹시하게 읊조려줬으면. 주민이 말이 너무 설레고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으니까

주민이 그런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더니 "그대가 친 장난에 대한 댓가를 받고 싶군."

라고 말하면서 턱을 잡고 혀를 섞는 키스를 잔뜩 퍼부었으면 좋겠다.

 

반응형
Posted by 점 보는 김춘팔 :
728x90
반응형

1st Theme. 젠(Zen)이랑 놀이공원에 간다면

 

1. 젠이랑 놀이공원 가고 싶다. 놀이공원 들어섰더니 여자들이 다 젠만 쳐다보니까

"나처럼 잘생긴 사람이 있는데 안 쳐다볼 수가 없겠지. 음음!" 하면서 자아도취하다가

옆에서 심통나 있는 날 발견하고 볼 꼬집으면서 "으이구~ 요 귀염둥이! 질투했어?" 라고 말하며 웃어주는거 보고 싶다.

 

2. 젠이 나랑 자연스럽게 스킨십 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 하다가

내가 무서워하면서 안기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자기, 우리 호러 메이즈 가자!" 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미 다 눈치 채고서 덤덤하게 호러 메이즈를 통과한 나때문에

"이건 실패했네..." 라고 중얼거리며 아쉬워하는 젠을 보고 싶다.

 

3. 젠이랑 회전목마 타고 싶다.

"어디 탈까?"

"난 왕자니까 백마에 타야 하나?" 하며 이야기 하다가 우리가 탈 차례가 되자

뭔가 번뜩 생각난듯 내 손을 붙잡고 백마를 지나쳐서 마차 앞으로 가더니

"타시죠, 나의 공주님." 하면서 윙크해줬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이 다 웅성거리면서 쳐다보니까 내가 당황해서 민망한 표정을 지으면

"하하, 우리 귀염둥이. 부끄러워서 그러는거야?"

"귀엽다니까, 정말." 하면서 웃어주는거 보고 싶다.

 

 

2nd Theme. 젠(Zen)이랑 결혼한다면

 

1. 아침 차리는거 까먹고 계속 늦잠 자고 있는데 젠이 방으로 들어와서

"자기야~ 일어나야지~", "오늘은 자기를 위해서 내가 아침 준비했는데... 안 먹을거야?"

라며 누워있는 나를 품에 껴안고 일으켜줬으면 좋겠다.

젠한테 안긴 채로 졸려서 정신 못 차리고 눈 비비고 있으면

"으이구~ 누가 미인은 잠꾸러기 아니랄까봐. 그렇게 졸려?"

하면서 조심스럽게 양쪽 볼 붙잡고 눈, 이마, 코, 눈썹, 입술 등에 가볍게 입 맞춰줬으면.

뽀뽀세례를 받고서 베싯 웃으면서 쳐다보면

"자기야~ 그렇게 귀엽게 쳐다보면 키스하고 싶어지거든?"

"근데 지금 키스했다간... 내가 늑대로 변할 것 같아서 참는거야."

하면서 내 귓볼을 아프지 않게 한 번 앙- 물어주고 부엌으로 데려갔으면 좋겠다.

 

2. 젠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씻은 다음 나시에 헐렁한 반바지 하나만 입고서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고서 소파에 앉아 TV 보고 있는 내 옆에 살짝 자리잡더니

"자기~ 거기 말고 여기 와서 앉아."

하면서 본인 다리 사이 가리키며 싱긋 웃었으면.

 

3. 내가 요리 준비하는데 옆에서 뭐 도울 거 없는지 기웃기웃 거리는 젠 보고 싶다.

그러다가 내가 간 좀 보라고 찌개 한 숟갈 떠주면 호로록 맛보더니

"헐!! 대박!! 진짜 최고로 맛있어!!!" 하면서 호들갑 떨어줬으면.

그렇게 식사 준비 다 하고 식탁에 마주 앉아 밥 먹고 있는데 본인은 제대로 먹지도 않고

내가 밥만 뜨면 기다렸다는듯이 젓가락으로 반찬 집어 올려주면서

"저녁 준비 하느라 수고 했어, 우리 자기~"

"많이 먹어, 응?"

"요즘 너무 마른 것 같아서 걱정된단 말야."

라고 말해주며 나 먹는 것만 쳐다봐줬으면 좋겠다.

 

4. 머리 말려주는 젠 보고 싶다. 내가 머리 감고 나와서 드라이기 있는 쪽으로 가니까

젠이 급하게 소파에 앉아있다가 급하게 일어서서 달려와서는

"어!! 잠깐잠깐!! 오늘은 내가 머리 말려줘도 돼?"

"자기 머리 꼭 말려주고 싶었단 말야. 응?"라고 말해줬으면.

눈빛이 너무 간절해서 내가 못 이기겠다는듯 웃으면서 말려줘도 된다고 하면

싱글싱글 웃으면서 다정한 손길로 머리 말려주는 모습 보고 싶다.

"우리 자기는 머릿결도 너무 좋네." 라는 말까지 덤으로 해줬으면.

 

 

3rd Theme. 젠(Zen)이랑 노래방에 간다면

 

1. 노래방 가자고 조르니까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짓다가 어쩔 수 없이 승낙한 젠.

내가 노래방 안 좋아하냐고 물으니까 젠이

"아니... 안 좋아하는건 아닌데.. 그게... 그..."

"...아무것도 아냐." 라고 하면서 얼버무리는 모습 보고 싶다.

내가 집요하게 말해달라고 캐물으면 머뭇거리다가

"자기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노래방 안에 남녀가 단둘이 있으면... 남자는 이상한 생각을 하거든?"

"거기에 같이 있는 여자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우리 자기라니..."

라며 참기 힘들다는 듯 한숨 한 번 내쉬는 젠 보고 싶다.

 

2. 노래방 책을 뒤적이고 있는 날 보면서 "자기~ 무슨 노래 부를꺼야?" 라며 물어보는 젠.

뭐 부를지 모르겠다니까 "어! 그럼 내가 원하는거 불러주라!" 하면서 이것저것 예약해버리는 모습 보고 싶다.

근데 예약한 곡들이 하나같이 다 상큼한 걸그룹 노래여서 걸그룹 좋아하냐 했더니

"응? 아니아니. 안 좋아해." 라고 해서 그럼 왜 걸그룹 노래만 예약했냐고 하니까

"음~ 자기는 귀여우니까 저런 사랑스러운 노래들이 어울리는걸?"

하면서 웃는 젠 보고 싶다.

 

 

4th Theme. Etc.

 

1. 우리 반에 전학 와서 잘생긴 외모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전학생 젠 보고 싶다.

비어있는 자리가 내 옆자리 뿐이어서 나랑 짝이 됐는데 대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야, 과학실 같이 가자!"

"우리 점심 같이 먹을래?"

하면서 계속 나만 쫓아다니는 젠 보고 싶다.

 

2. 대학 연극동아리 선배 젠 보고 싶다.

입학하고 처음으로 강의를 들으러 학교에 가는데

"거기 예쁜 신입생~ 잠깐만!"

"우리 연극 동아리 하는데 관심 없어?" 하면서 날 붙잡아줬으면.

결국 내가 입부신청서 내러 가니까 동아리실에서 같은 동아리원들이랑

웃고 있던 젠 선배가 놀란 표정으로 내 앞으로 달려와서

"어! 너 아까 그 신입생! 입부하러 온 거지? 응?"

"진짜 다행이다... 너가 꼭 우리 동아리 들어왔으면 했는데."

하면서 웃어줬으면 좋겠다

 

반응형
Posted by 점 보는 김춘팔 :
728x90
반응형

여름날의 첫사랑이여

01

 

written by. Seon

 

Zen & You

 

 

"류 현, 너 뭐하고 지냈어?"

 

류 현. 이름이 류 현이였다. 내 어릴 적을 함께 하던 죽마고우, 소꿉친구.

그동안 얼굴도 한 번 못 본 채로 무려 10여년 만에 하게 된 재회치고는 담담하게 말을 걸었다.

누가 보면 자주 만난줄 알겠네. 오묘한 아이러니에 비식하고 헛웃음이 터졌다.

그런 나를 왜 웃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류 현은 이내 내가 물었던 말에 대답을 꺼내놓았다.

 

"뭐… 그냥저냥 지냈지. 별 일은 없었어."

"뭐야, 그게!"
"응? 진짜 별 일 없었는걸?"

 

자긴 결백하다는듯 어깨까지 으쓱. 야, 우리가 못 본 10년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는게 말이나 돼?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그런 성의없는 대답이라니.

내가 열심히 노려보자 '내가 아무리 잘 생겼어도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면 곤란한데...' 라는 실없는 소리를 내뱉더니

내가 살고있는 집을 빤히 쳐다보았다. 안 본 사이에 이렇게 뻔뻔해졌을 줄이야.

 

어렸을 때의 류 현은 그 또래 답지 않은 자상함과 어른스러움이 묻어나는 애였다.

그래서 낯을 가리고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던 나에게 유일한 버팀목이기도 했다.

내가 넘어져서 징징대고 있으면, 어디서 짠- 하고 나타나서 두 손 붙잡고 벌떡 일으켜주고,

어쩌다 동네 아이들에게 의미없는 놀림이라도 받을라치면 또 불쑥- 나타나서 나를 제 등 뒤에 숨겨주기도 하고.

 

그 외에도 내가 먹고 싶어하는 것은 꼭 사서 손에 쥐어주거나 내가 어딘가를 가게 되면

무조건 따라와서 마치 내 보호자인 마냥 주위의 위험요소들은 없는지 살펴보기 바빴다.

덕분에 우리 둘이 길을 돌아다니면 또래 꼬맹이들은 우릴 보고 얼레리꼴레리 한다고 소리치고 도망치기 바빴고,

동네 아주머니들은 우리의 의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로

나와 류현의 엄마에게 우리를결혼 시켜야한다며 호호호 웃는게 일상이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나랑 키 차이도 별로 안 났던 꼬맹이 주제에 정의의 기사놀이, 혹은 왕자놀이를 하고 앉았다는 생각에

코웃음이 먼저 나지만, 뭐가 어쨌던 그 당시의 나는 류 현 덕에 아무 걱정없이 신나게 놀 수 있었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건 영원히 비밀이지만, 난 이러한 이유로 한동안 류 현이 나보다 오빠인줄 알았다.

매일같이 내 옆에 붙어서 날 챙겨주던 류 현이 그 때는 정말 커보였으니까.

그 착각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초등학교에 첫 등교를 했던 날,

류 현이 내 옆자리에 앉아서는 '1학년 1반'이라는 종이명찰을 달고 있던 모습을 보고 깨졌지만.


"…오랜만에 봐서 반가운 건 알겠는데 너무 나만 쳐다본다? 오빠가 그렇게 보고 싶었냐?"

 

잠시 옛 생각에 빠져있던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 류 현의 한 마디.

우리 집을 꼼꼼히 탐색하듯 바라보고 있던 시선은 어느 새 날 향해져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빙글빙글 웃는 얼굴을 한 채로. 어이가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바라보자,

 

"알아알아. 다 내 얼굴이 잘못이지. 신은 왜 날 이렇게 잘 생긴게 태어나게 하신걸까?

너가 빤히 쳐다보는 것도 이해 돼."

 

라는 얼토당토 않는 말을 덤으로 꺼낸다.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삐져나왔다.

10년이 긴 세월이긴 한가보다. 어릴 적 내가 류 현에게 느꼈던 어른스러움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대신 왠 능구렁이 한 마리가 들어 앉아버렸다니.

 

괴상하게 찡그려진 내 얼굴을 쳐다보던 류 현은 '너가 아무리 이상하게 봐도 내가 잘 생겼다는 사실은 변함없어.' 라고 말하곤

이내 다시 눈을 돌려 우리 집을 샅샅이 훑어본다. 마치 평생을 그리워 한 연인을 보듯이

우리 집에서 눈을 떼지 못 하는 류 현을 바라보고 있자 머릿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퐁퐁 솟아올랐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류 현과 만나지 않게 된 이후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지금의 대학교까지 친구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그 애들과는 거리감을 느꼈었다. 두 어번 정도 사귀어봤던 남자친구들도 마찬가지.

무언가 빠진 것 같은데, 그 '무언가'가 없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기분이랄까?

애초에 내가 강의만 끝나면 칼같이 집에 달려와서 돌담에나 자빠져있던 것도 다 이 거리감 때문이다.

 

처음엔 내 성격에 정말 지대한 문제가 있나 싶었지만 현재 대면하고 있는 류 현과의 옛 기억까지 생생히 떠오르는 지금,

이건 모두 류 현 탓임이 틀림없다. 날 아주 응석받이에 어리광쟁이로 만들어놨으니 내가 이 모양이지.

분명 그 애들에게 공통적으로 결여된 것은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챙겨주는 다정함.

애정결핍도 아니고 뭔가 싶겠지만, 그 어릴적부터 류 현이 주는 애정어린 우정에 빠져 살았으니 지금 애들이 마음에 찰 리가 있나.

조기교육이 잘못되었단 말이지.

 

아무튼간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서 지금 이건 무슨 태도냐고. 내가 앞에 있는데 우리 집이나 보고 있고.

괜히 서운하고 꽁깃꽁깃한 마음에 여전히 돌담에 앉은채로 내 앞에 서있는 류 현 무릎께를 발로 찼다.

마음 같아선 그냥 불꽃킥을 날리고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 무릎뼈를 나가게 할 수는 없잖아.

에라이, 흙이나 잔뜩 묻어라. 하얀 편인 류 현의 피부에 내 신발자국이나 낼 겸 두어번 툭툭 차니까

우리 집을 바라보던 시선을 나에게로 내린 류 현은 태연하게 웃으며 한 마디 한다.

 

"뭐가 그렇게 심통 난거야, 응?"

"…아무것도 아냐!"

 

아… 안타깝게도 10년 만에 본 류 현의 웃음은 미남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나에겐 치명타였다.

뭐, 솔직히 아까 류 현이 한 말은 크게 틀리지 않긴 했다. 딱 봤을 때 객관적으로 잘 생긴 외모긴 했으니까.

결국 나는 류 현의 무릎을 차느라 도당도당거리던 발을 살포시 멈췄다.

 

하긴, 류 현은 어릴 때에도 꽤나 괜찮은 얼굴이어서 웃는 게 이쁘다고 동네 아줌마들한테 이쁨 좀 많이 받았었지.

그 때는 조금 질투나고 그랬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십분 이해가 간다.

아무리 봐도 내가 웃는 것 보다는 류 현이 웃는게 훨씬 이쁘다.

여자로 태어나서 남자보다 웃는게 안 이쁜건 조금 마음 아프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

 

내 얼굴과 류 현의 얼굴을 비교하고 있자니 갑자기 집에서 살림하느라 정신 없는 엄마 생각이 났다.

우리 엄마는 류 현을 이뻐하는 동네 아줌마들 중에서도 대표격.

얼마나 이뻐했는지를 말하자면… 속된 말로 류 현을 물고, 빨고, 핥고 했달까.

물론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하진 않았지만 그만큼 좋아했다는 뜻이다.

하나 밖에 없는 딸내미나 좀 그렇게 이뻐해주지.

 

날 팽개치고 류 현을 끌어안은채로 어화둥둥 하던 엄마 생각에 조금 부루퉁해져서

류 현과 엄마를 대면시키는게 별로 달갑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엄청 좋아했던만큼 특별히 말은 꺼내봤다.

 

"지금 집에 우리 엄마 있는데... 들어갔다 갈래? 우리 엄마가 너 완전 이뻐했잖아."

 

맨날 너보면 볼 꼬집어주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분명 오랜만이라고 반가워할걸.

한 마디 덧붙히고 류 현을 올려다봤는데, 아. 나를 보고 있다. 순간 깜짝 놀라서 멍청한 표정으로 눈만 감았다 떴다.

 

"뭐, 뭐야, 너..."

 

내가 당황한걸 알았는지 진짜 웃기다는듯 한층 밝아진 미소를 띈 류 현이 꽤나 남자다워진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릴 적 느꼈던 어른스러움과 자상함이 아예 없어지진 않은 것 같아서 기쁘지만... 내심 민망하다.

오글거리게 뭐 하는 거냐고 외치며 손을 탁 쳐내니까 금새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얼굴은 계속 빙긋빙긋.

뭐야. 미안한거 맞아? 뭔가 나 혼자 부끄러운 것 같은 상황에 속으로 툴툴대는데 류 현이 말했다.

 

"나도 너네 어머니 보고 싶은데… 오늘은 안 되겠다. 금방 가봐야하거든."

 

다음에 들릴게, 라고 덧붙이는 류 현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또, 웃고 있지 않기도 했다.

아까 맨 처음 봤을 때의 이상한 표정. 방금 전에 밝은 웃음은 어디간거야. 무슨 의미인데?

살살 차오르는 불안감에 표정이 왜 그러냐고 물어보려 입을 벌렸지만 왠지 묻기가 너무 두려웠다.

나에게 묻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듯한 얼굴. 덕분에 굳은 표정으로 류 현만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야, 표정이 왜 그래? 응? 너네 어머니 안 뵙고 가는게 그렇게 속상해?

 

돌담에 앉은 나와 키를 맞추기 위해 슬쩍 무릎을 굽힌 류 현이 내 눈을 바라보며 달래듯이 물어온다.

생각보다 강한 여름 바람에 이러저리 나부끼는 내 머리칼까지 귀 뒤로 정리해주면서.

애정이 가득 묻어나는 손길에 아까의 불안함은 꽁지 빠지게 도망가고 그 자리를 부끄러움이 대신 차지했다.

 

얼굴에 열이 화악 몰려오는 느낌이 들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며 고개를 격렬하게 파닥파닥 흔들었더니

순간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던 류 현이 이미 바알갛게 익은 내 얼굴을 보았는지 계속 피식피식 웃으며,

 

"너 부끄러워서 그런거지? 아직도 애기네, 이거. 어쩌냐?"

 

라고 말하곤 더 놀리듯이 내 뺨을 토닥토닥 어루만졌다.

애기라는 오글거리는 단어 선택에 아까보다 열 배는 부끄러워져서 다시 확 쳐내려고 했지만

조심스레 뺨을 만지는 그 느낌이 생각보다 좋아서 부끄러움을 억누르며 그냥 가만히 류 현의 손길을 받아냈다.

그나저나 아무리 친했어도 10년 만에 만났는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할 수 있다니... 역시 소꿉친구는 소꿉친구인가보다.

태평한 생각을 하며 앉아있다가 문득 다른 궁금증이 생겨서 내 볼 을 쓸던 류 현의 손을 잡고서는 얼굴을 쳐다봤다.

류 현, 너 말이야.

 

"너, 내일도 올거야?"

 

이거는 물어보면 대답해줄 수 있는 거잖아. 또 올거야?

아까 놀림당한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류 현이 안 오면 또 다시 무료한 일상

을 반복하게 될 거라는 생각에 '나 심심해, 와줘, 와줘.' 라는 눈빛으로 올려다보니,


"그래. 내일도 오고, 매일 놀러올게."

 

바로 내 기대에 부응해주는 말을 한다. 오늘 만나서 류 현이 했던 말들 중에 -몇 마디 없긴 했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말이었다.

옛날처럼 이곳저곳 놀러다니자고 덧붙인 류 현은 내가 붙잡고 있던 손을 빤히 바라보다가

오늘은 그만 가봐야겠다고 나에게 인사하며 아주 빠르게 내 머리를 한 번 헝클이고는 날 지나쳐서 걸어갔다.

아니, 내가 반응할 시간도 안 주고 혼자 휙 가버리다니!

잠시 머뭇거리는 틈에 이미 저만치 걸어가버린 류 현의 등을 바라보다가 슬쩍 뺨에 손을 올려봤다.

소중하게 쓰다듬던 손의 온기가 남아있는듯 해서 나도 모르게 실실 웃음이 터져나왔다.

 

…뭐, 그래도 이쁜 말 했으니까 오늘은 그냥 넘어가야지.

반응형
Posted by 점 보는 김춘팔 :
728x90
반응형

여름날의 첫사랑이여

prologue

 

written by. Seon

 

Zen & You

 

 

나에게 있어서 여름이란, 한 마디로 '일상'이었다.

아침에 미적미적 일어나서 밥을 먹은 뒤, 대충 짜여진 수강시간표에 따라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끝나면 칼같이 집에 와서는 가방만 훌렁 던져놓은채로 다시 나와

집 앞을 가로지르는 낮은 돌담에 걸터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런 일상. 나만의 나날.

뭐, 비단 여름뿐만 아니라 내 인생은 늘 집에서 대학, 대학에서 집만을 오가는 쳇바퀴같은 구도를 벗어나지 못 하긴 했지만

이상하게 여름만 되면 이 무한궤도의 일상을 바탕으로 깔은 체, 애상적이게 끓어오르는 그리움까지 더해졌다.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면 그렇게 그리워하고 오매불망 기다리는 나조차도

내가 누구를 떠올리고 있는지 모른달까. 안개가 자욱한 바다처럼 모호한 이미지다.

어렴풋한 기억의 편린이 이끈 습관치고는 써 10년도 넘은지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는 중.

멈추려면 진작 멈췄어야 했다.

 

그래,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내가 다니던 대학이 방학을 맞아서 평소에는 강의로 인해

오후나 되서야 나왔던 여느 날들과는 다르게 여유롭게 아침부터 돌담마실을 나온 것과,

올 여름에 있어서 최고의 더위라며 되도록 집 안에 있으라고

신신당부한 기상캐스터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선선했던 날씨뿐.

이러나 저러나 나에겐 이점이다.

 

낯설기 짝이 없는 여름바람에 바슥거리며 잎파리를 흔드는 나무를 바라보자니 괜스레 마음이 뭉클거렸다.

뒤섞여버린 수천 개의 낡고 새로운 퍼즐조각들 사이에서 추억의 때가 탄 조각들이 더듬더듬 느껴졌다.

분명 가슴이 아플 정도로 그립고 보고싶은데 말이야. 대체 누구였더라.

새삼 내가 이렇게 기억력이 안 좋았나 싶어선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돌담에서 다리만 흔들거렸다.

아무리 익숙해졌다지만 궁금증은 나날이 그대로.

 

멍하게 정신을 놓은 상태로 좀 이른 시기에 독립을 원한 나뭇잎들이

듬성듬성 흩뿌려져있는 아스팔트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는데, 음, 그 때였던가?

 

"야."

 

이름도 생략한 채로, 어찌보면 건방지다싶이 들릴 수 있는 호칭과 목소리가 이상하게 낯이 익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날 부른 길의 끝을 쳐다본 그 때. 정확히는 길의 끝에 서있던 너를 쳐다봤었지만.

 

"잘 지냈어?"

 

아무튼간, 그 때의 나는 생각했다. 나의 기다림의 대상은 너였다고.

말갛게 웃으며 내 안부를 묻는 너의 얼굴을 보자, 길 잃은 조각들이 자리를 잡았다.

거두어진 안개 뒤에는 찰랑이는 바닷물이 넘실넘실. 못 들을 말을 들은것도 아닌데 이상한 느낌이었다.

내가 믿어오던 세상이 뒤틀리고, 기억이 뒤틀린다.

 

당황스러움에 차마 아무말도 내뱉지 못 해 어벙하게 고개만 끄덕이는 나였다.

그에 다시 한 번 웃는 너의 얼굴에 공존하는 상반된 감정의 잔재. 희비(喜悲).

아… 너가 이렇게 아련한 외모였던가? 
 
세찬 여름날의 바람이 가슴을 헤집었다.

반응형
Posted by 점 보는 김춘팔 :